인생의 제한과 불합리성

우리는 흔히 인생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믿음의 그림자는 우리 존재의 많은 부분에서 운의 비율이 얼마나 큰지를 상기시킨다. 타고난 신체적 조건, 특히 키와 같은 요소는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남성이 164cm 이하일 경우, 육군사관학교 진학의 기회를 잃게 되며, 이러한 기준은 종종 개인의 꿈과 야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신체적 조건은 단순한 통계적 현상으로 넘길 수 없는 고통의 원을 내포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162cm 이하의 여성은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할 자격이 없으며, 이는 해당 여성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성별과 신체적 조건에 근거한 차별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결국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자 할 때, 종종 불합리함에 맞서 싸우지 않을 수 없도록 제약을 받는다. 이는 단순히 신체적 차원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고등 교육이나 직업 선택에서조차 다수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불균형을 초래한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이러한 제한을 통해 인생의 질서를 이해하고 적응하길 요구받는다. 하지만 운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 노력, 또는 선택에 따라 더 나은 결과를 쟁취할 수 있는 제도가 대안으로서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큰 문제다. 운에 의해 좌우되는 인생의 큰 숫자들 앞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노력 이외에도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이를 포괄적으로 수용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적 차별과 나이의 제약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주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한국 사회에서 나이로 인해 인간관계의 제약을 받는 사례는 많은데, 이는 특정 동호회나 모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이와 관계 없는 진정한 유대관계를 추구하더라도, 대다수는 이를 극복하기 어렵고, 따라서 인맥의 폭이 자연스럽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나이가 조금만 많거나 적다는 이유로 상호작용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요소는 폭넓은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소통이나 이해의 폭을 심리적, 사회적 장애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이차가 아닌 마음의 통합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성격이 맞고 공감할 수 있는 상대와의 관계는 오히려 나이를 초월한 친구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문제와 가족 간의 일방적인 사유 또한 인생에서 어떻게 큰 스트레스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힘든 시기에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당하거나 부정당했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으며, 이는 개인의 감정적 상처로 남아 향후의 대인 관계나 정신적 안정을 저해한다. 그러므로 가족과의 소통에 있어서는 상호 이해와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AI와 특이점에 대한 기대도 흥미로운 논의의 요소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AI가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많은 경우 이는 각 개인이 겪고 있는 고유의 경험이나 감정의 무게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대체하는 데 그칠 수 있다. 오히려 AI가 가져오는 변화들이 기존의 불합리함을 지속적으로 재생산할 위험성이 잠재해 있다.

AI의 발전은 기존의 기술적 요소와 결합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인류의 사회 구조와는 마찬가지로 저변에 깔린 여러 복잡한 사회적 요인들 또한 뼈대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AI 기술적 발전만으로 기존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은 자칫 문제를 심화시키고, 기술 발전의 혜택이 일부에게만 집중되도록 만들 위험을 안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조건이나 운의 요소가 아닌, 우리의 선택과 사회 구조의 변화에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이러한 사회적 요소 역시 같이 개선돼야 했다. AI와 같은 기술이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이끄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는 그 가능성을 고민하며 나아가야 한다.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보다 인간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방향으로, 미래를 바라보아야 할 시점에 있다.